▶ 미래 기술 특집 시리즈 ⑤Mars
▶ 가능성을 초월한, 현실에 더 가까워진 미래기술
밤하늘에 유난히 붉은 별, 화성이다. 불처럼 붉다고 해서 ‘불’ 화자를 쓴다. 그래서 인류의 조상들은 화성을 경이로움과 함께 공포의 대상으로 생각했다. 거칠고 붉은 기운의 남성미를 풍겨내는 신비로운 별로 추앙받아 왔다.
영어로는 ‘마스’(mars)다. 로마 신화의 전쟁의 신 마르스의 이름을 딴것이다. 화성을 도는 2개의 위성도 마르스신의 두 아들 이름을 따 포보스(Phobos)와 데이모스(Deimos)로 부른다.
온갖 상상력을 동원한 인류는 달 토끼를 연상하듯이 화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다고 믿었다. 19세기 말엽에는 화성인이 대운하를 건설해 농업용수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천체를 관찰할 망원경이 만들어진 이후에는 화성에 물이 흐른다며 그럴싸한 지도까지 만들어 냈다. 하지만 인간이 화성에 우주선을 띄운 후부터 이런 모든 것이 허구로 들어났다. 그래도 인류는 화성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지구를 대신해줄 제2의 안식처이자 지구의 식민지로 만들 태양계내 유일한 행성으로 믿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비영리단체 마스원은 2024년 4명씩 묶어 총 24명을 화성으로 보낼 계획을 세우고 지원자를 모집 중이다. 이들은 돌아오지않는 우주선을 타고 화성에서 영주한다. 20만명이 지원해 현재 100명까지 추려냈다. 인류가 화성에 정착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몇가지 난관만 제거한다면...
지금 화성에는 미국과 유럽, 소련, 인도가 쏘아올린 5개의 위성이 괘도를 돌며 감시하고 있다. 화성에 착륙한 미국의 오퍼튜니티와 큐리오시티(화성 과학 실험실)는 화성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환경 분석에 나서고 있다.
지구인들은 왜 화성에 열광하고 있을까. 같은 태양계 식구인 화성이 지구의 마지막 피난처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지구에는 인간 스스로가 주거 환경을 파괴시킬 각종 악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지구를 감싸고 있는 오존층의 파괴부터 핵전쟁 등등... 지구의 종말을 재촉할 다양한 문명의 산물이 산재해 있다. 또 먼 우주에서 지구로 달려 올지도 모르는 혜성 충돌로 지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인류는 세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은 황폐한 화성이 수십억년 전에는 풍부한 물과 지금보다 두꺼운 대기로 들려졌던 것으로 믿는다. 화성을 돌아다니는 탐사선이 최근에는 계절에 따라 소금물이 흐르는 흔적을 발견했다. 잘만 하면 인간의 다음 주거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구와 거리도 가깝다. 지구보다 2도 기울기가 더 큰 25도 각도로 기울어져 여름과 겨울이 있다. 물도 있고 교차가 심하기는 하지만 여름 적도 온도는 화씨 80여도(섭씨 30도)를 웃돈다. 물론 대기 온도는 아니고 지열이다. 땅은 따듯하지만 대기층이 옅어 얼굴 부위는 영하권으로 떨어진다. 또 자기장이 없어 태양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자외선이 땅으로까지 쏟아져 내린다. 그 무서운 방사능으로 인해 우주복을 입었어도 틴팅을 하지 않으면 인간의 눈이 순식간에 먼다.
이런 화성에서 과학자들은 어떻게 사람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할까. 화성과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 생명체를 키웠더니 이끼류는 살아남는다는 실험 결과도 나왔다. 이끼를 심고 거기서 나오는 산소가 대기 환경을 조성하며 지구처럼 식물이 자라고 결국에는 동물이 번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정 하에 화성을 사람이 살 수 있는 지구화 한다는 것이다. 일명 ‘테파포밍’(Terraforming)이다. 물론 당장 가능한 것은 아니다. 과학계에서는 요즘같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현대 과학기술이라면 500년 이내에 가능할 것으로 추측한다.
화성의 지구화는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대형 돔을 만드는 것이다.
거대 도시 크기의 대형 돔을 만들어 그 속에 대기를 만들고 인공으로 비도 만들어 내리게 한다. 각종야채와 과일을 재배한다. 고층 건물과 그 사이를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오고간다. 지금의 기술로도 충분하지만 수십년간 빠르게 변화할 과학 기술이라면 이처럼 공상 과학 만화나 영화에서나 봄직한 일들이 우리 눈앞에 펼쳐질 날도 머지않았다. 문제는 경제적이지 않다는데 있다. 더군다나 화성에는 지구와 같은 대기층이 없다. 작은 운석이라도 떨어지면 직격탄으로 돔에 꽂히게 될 터인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두 번째로는 화성을 아예 통째로 지구처럼 만드는 것이다.
‘더 그린 마스’(The Green Mars) 프로젝트라고도 한다. 우선 1단계로 대기를 조성한다. 암모니아, 탄화수소, 수소, 불소화합물을 투입해 온실 효과를 일으킨다. 약 90년이 소요된다. 다음은 물을 만든다. 화성 북극의 빙하를 녹이고 주변 소행성에서 빙하를 채취해 기온을 높인 후 인공 강우를 조성한다. 120년짜리 프로젝트다.
기온을 높이는 작업도 필요하다.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것이다. 우주에 거대한 거울을 설치하고 핵폭탄을 터뜨리고 화석 연료를 태운다.
소행성을 유도해 화성에 떨어뜨려 대 폭발을 만드는 방법도 가능하다. 150년이 걸리는 작업이다.
이렇게 조성된 대기를 이용해 인조 미생물을 퍼뜨리고 유전 공학으로 억센 환경에서도 생존하는 식물을 심는다. 이기간은 50년이면 충분하다. 마지막 단계가 도시를 건설하고 3D 프린터로 건물을 짓는다.
기간은 70년이 걸린다. 프로젝트에 걸리는 시간은 480년, 비용은 3조9,000억 달러다. 2020년부터 시작한다면 먼 훗날 2,500년쯤이면 우리의 20대손 정도가 화성으로 날아가 살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화성 땅속을 파고 그곳에 도시를 건설하는 방법이다. 화성과의 교통이 시급한 과제다. 현재의 로켓 기술로는 화성까지 도달하는데 8개월이 걸린다. 그것도 화성과 지구의 거리가 가장 가까울 때다. 시간을 못 맞춰 지구를 출발 하면 780일이나 날아가야 화성에 도착한다.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리면 화성에 도착해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단 2개월. 이기간이 지나면 지구와 화성이 멀어져 2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이런 장기간 비행에 과연 우주인이 견딜 수가 있을까도 문제다. 조그만 공간에 갇혀 1년여를 비행한다면 대부분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일 것이다. 또 무중력 상태에서 장기가 노출돼 골 밀도가 약해지고 자칫 골절상의 위험도 따른다. 지구와의 통신은 공전하는 지구와화성의 거리에 따라 말 한마디 전하는데 20여분이나 걸릴 수 있다.
장기간 비행에 필요한 연료 문제가 관건이다. 도착했다고 해도 또 돌아올 연료가 필요하다. 우주선의 95%가 연료로 채워져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과학자들은 해결책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지금의 비행 기간을 1/10로 줄이는 방안이다.
바로 연료와 엔진 개발이다. NASA는 플라즈마를 이용하는 전기로켓엔진 ‘홀 추진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는 2030년 이 엔진을 이용해 화성에 우주선을 보낼 계획이다. 이 추진체를 장착한 우주선은 시속 7만2,000km의 추진력을 제공한다. 영화로 만들어진 소설 마션에 등장하는 화성탐사선 헤르메스호는 플라즈마엔진을 연상시키는 ‘이온엔진’을 사용하는 것으로 설정돼 있다.
게다가 이 플라즈마엔진을 단 우주선은 화학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로켓우주선에 비해 1억분의 1에 불과한 연료만 소비한다. 이같은 계획이 현실화 되면 화성에 건설한 각종 시설을 잔뜩 실은 대형 화물선이 한달도 못돼 화성에 도착한다.
영화 스타트랙의 우주선 엔터프라이즈가 현실화될 날도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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