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플 & 비즈니스 ‘콘체르토’ 김은상 대표
23년간 명품 찾아 전세계 생산지 누벼
▶ ‘게이샤’ 등 최고급 스페셜티 타운에 소개, 작년엔 복고풍 ‘서울살롱’ 등 새롭게 문열어
![요식업계의 마이다스 손… 본업은 ‘커피 헌터’ 요식업계의 마이다스 손… 본업은 ‘커피 헌터’](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1/04/27/20210427185048601.jpg)
23년동안 커피 헌터로 스페셜티 커피를 발굴, 소개해온 김은상 콘체르토 대표는 커피를 비즈니스와 취향을 넘어 선순환 매개체로 해석하며 커피를 통한 공생의 삶을 추구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미식가의 커피인 스페셜티 커피가 커피시장을 무섭게 잠식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도 스페셜티 커피 성장세를 멈추지 못했다.
역설적이지만 코로나19가 스페셜티 커피시장을 넓혔다. 팬데믹으로 격리와 고립을 겪은 사람들은 소량으로 생산되는 고품질 한 잔의 커피 사치를 즐겼다.
지금 한인타운에서 고급 커피 한 잔에 가치를 부여하는 소비취향은 커피 매니아에서 일반인들로 확대되고 있다. 커피 트렌드도 변화가 뚜렷하다. 커피 원산지가 기존 대륙별에서 지역별로 세밀하게 접근 중이다.
커피 향미를 아는 사람들은 싱글 오리진 커피, 스페셜티 커피를 찾는다. LA 커피문화도 달라졌다. 유명 스페셜티 커피전문점이 한인타운에 속속 진입 중이다. 한 잔에 5~8달러지만 기꺼이 지불한다. 신의 커피라 불리는 세계적 고품종 커피인 에디오피아 ‘게이샤’를 카페 `하우스’에서 LA에 처음 선보인 김은상 대표도 콘체르토 베이커리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선보이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샵 인 샵 개념으로 베이커리 안에 커피 섹션을 만들어 에디오피아 게이샤를 비롯 7~8개 대륙별 싱글 오리진 커피 품종을 핸드드립으로만 서브하고 있다. 헤이즐넛 바닐라 시럽은 지양한다. 인공미도 없다. 커피 품종이 지닌 본연의 풍미를 살려 순수한 커피 원산지 그대로를 맛볼 수 있다. 중력으로 추출해 잔미 성분이 가득한 크리미한 한 잔은 바로 커피원산지로 여행하게 한다.
김 대표는 게이샤 커피를 카페 `하우스’ 때보다 3분의 1로 가격을 낮췄다. 시간이 갈수록 스페셜티 커피 주문양은 서서히 늘고 있다.
격리에 지쳐 일상의 작은 사치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들, 팬데믹에도 미식가 커피 취향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간극을 합리적인 가격의 스페셜티 커피로 절묘하게 파고들며 조용히 스페셜티 커피 대중화 붐을 선도 중이다.
김 대표는 “스페셜티 커피도 마셔보면 와인같이 가치에 상응하는 맛이 있다”며 “원산지 커피 농장에 가보면 과정 하나하나가 노력의 산물로 소중한 가치가 있는 고급 음료여서 한인타운에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우스’ 카페를 닫고 2018년 레스토랑 콘체르토를 인수해 타운 내 고급 이탈리아 식당 아이콘으로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김대표는 지난해 10월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글로리아 호텔에서 영감 받은 복고풍 분위기가 가득한 서울살롱, 12월 스폐셜티 커피와 한국과 유럽 건강빵이 심볼인 콘체르토 베이커리를 연이어 오픈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풀러튼과 어바인에도 콘체르토 베이커리를 오픈해 스페셜티 커피와 함께 인기를 끌고 있는 육종 마늘빵, 대파빵, 단호박 크림빵 등 한국에서 유행하는 프랑스버터 베이스 건강빵도 선보일 예정이다.
오픈하는 카페와 레스토랑마다 매니아층 형성, 식당업계 마이다스 손이라 불리는 김대표 본업은 커피 헌터다. 세계 최고 커피 원산지를 찾아다니며 최고급 커피 품종을 찾는다. 커피원산지와 품종의 밀도와 농도를 정확하게 감별한다.
지금까지 커피 헌터로 일한지 23년. 커피를 찾아 방문한 국가는 지금까지 15개국 이상, 남미를 제외하고 대부분 커피원산지는 다 찾아다녔다. 에디오피아 포함 아프리카 주요 커피 원산지 5~6개국은 수없이 방문했다. 아시아 주요 커피원산지는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으로 특히 베트남은 세계 2대 커피원산지고 급부상하고 있다.
커피 헌터인 김 대표는 커피를 비즈니스와 취향을 넘어 선순환 매개체로 해석했다. 커피를 통한 선순환 개념은 김 대표를 좋은 생두에 집중하는 커피 헌터의 시각을 넘어 커피원산지에서 저임금 노동을 하는 여성과 아동들에게 정당한 임금을 주는 공정무역에 시선을 두게 만든 원동력이다.
경제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1999년, 하와이 대학교 ESL 코스 공부를 위해 미국에 왔다. 여행간 빅 아일랜드 코나는 하와이 분위기가 가득했고 포근했다. 그곳은 미국에서 유일한 커피 원산지이기도 했다.
그 때만해도 믹스 커피가 진짜 커피인줄 알았다. 커피는 공장에서 나오는 공산품이었는데, 코나에서는 농산물이었다. 과일 씨앗이 커피였다. 커피 체리라는 조그마한 과일의 과육은 버리고 씨를 발효, 드라이, 로스팅의 산물이었다. 게다가 와인보다 재배가 복잡했다. 자연적으로 숙성하는 음료, 매력적이었다.
커피농장에서 갓볶은 코나 커피를 마시면서 단맛, 크림 풍미에 익숙해졌다. 계속 마시고 또 마셨다. 매번 달랐다.
호놀룰루로 돌아가는 기내에서 마신 커피에 너무 실망했다. 커피는 제조과정, 농장, 가공에 따라 다르다. 브라질산 커피도 마이크로 팜으로 수십만개 커피농장이 있지만 농장마다 다르다.
하와이에는 800개 커피농장이 있다. 이 역시 농장마다 다르다. 커피는 복잡하고 공부도 많고 해야 할게 많지만 재밌었다. 6시면 어두운 하와이는 커피 공부하기에 좋았다. 6개월동안 낮에는 ESL수업을 듣고 밤에는 커피공부를 했다.
다시 코나로 돌아와 하와이 대학교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커피 농사 관련 수업을 들었다. 로스팅, 드랍 등 커피재배 전과정도 경험했다. 2002년 주정부 임대지원으로 60에이커 규모 커피농장을 운영을 시작했다.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SCAA)가 인증하는 커퍼 자격증을 받고 코나 커핑 대회에서 우승했다.
SBS 특집다큐멘터리 ‘커피헌터’에 인터뷰하며 한국에서 최초 한인 ‘커피헌터’로 이름을 알렸다. 커피헌터는 커피농장 다니며 품종, 맛보면서 커피 찾아내는 전문가다. 커피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어 2013년 커피산업의 전문가들과 함께 ‘커피비평가협회(CCA)’를 설립, 현재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같은 해 LA ‘하우스’ 카페를 인수해 게이샤, 코체 등 에디오피아 스페셜티 커피 품종을 LA에 처음 소개했다. 이외 하와이 코나, 브라질 산토스, 아프리카 예가체프, 과테말라 안타구 등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도 소개했다. 스타벅스에 길들여진 앤젤리노들에게 원산지 중심 싱글 오리진 커피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커피 아카데미도 운영, 커피재배, 핸드드립, 로스팅 등을 교육했다.
김 대표는 “커피 원산지에 가보면 커머셜 커피 가격은 턱없이 낮다. 좋은 스페셜티 커피품종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면 소비자는 그 가치를 기꺼이 지불하기 때문에 원산지 주부와 아동들 노동에 합리적인 가격을 지불할 수 있다”며 “커피를 통해 모두를 위한 공생, 공영, 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비즈니스 모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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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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