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티슈 등 쟁여두기 현상
▶ 선크림 등 ‘K뷰티’ 품목도
▶ 건조 김 등도 수요 늘어
▶ 중국커뮤니티도 관세 민감
캘리포니아주의 한 제조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40대 한인 김모씨는 최근 한인 단체 채팅방에서 ‘상호관세로 인해 한국산 휴지 가격이 오를 수 있으니 미리 사둬야 한다’는 글을 발견하고 곧장 한인 마켓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평소 매대를 가득 채우고 있던 30개들이 한국산 두루마리 휴지는 단 한 세트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김씨는 “최근 코스트코에 장을 보러 갔는데 모든 고객들이 카트에 휴지 하나씩은 담고 있을 정도로 미국 전역에 휴지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인들 사이에서도 한국산 화장지를 미리 쟁여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국가를 상대로 상호관세를 부과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내 유학생들과 한인들 사이에서 가격 상승을 우려해 한국산 화장지나 물티슈 등을 미리 구매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화장지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제조된 선크림이나 건조 김 등 다양한 품목들에 대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한인들의 전언이다.
한국산 화장지에 대한 미국 내 수요가 대폭 늘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 코로나19 당시 전 세계적으로 면역과 위생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휴지 대란’이 한 차례 일어나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늘어난 바 있다.
이같은 물품 사재기에 나선 것은 유학생뿐만이 아니다. 미국인들도 가격 상승을 우려해 화장지와 키친타월을 쟁여두는 분위기다. 미국이 화장지 주요 수출국인 캐나다의 연질 목재에 대해 당초 14%였던 수입세를 52%로 올리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화장지나 키친타월 성분의 대부분은 캐나다산 펄프가 차지하고 있다.
가격 상승 우려에 미국에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 한국산 제품은 화장지뿐만이 아니다. 최근 외국에서 기능을 인정받아 ‘K뷰티’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산 화장품 또한 미국 소비자들의 사재기 대상이 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각종 소셜미디어(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미국인들이 상호관세 부과로 사재기에 나선 미국 내 수입품 목록 중 한국산 선크림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자외선 차단제를 의약용품으로 분류하고 있어 해당 기능이 기본적으로 포함돼 있는 한국산 선크림에 대한 수요가 최근 들어 높아지던 와중에 가격 상승 우려까지 겹치며 사재기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미국 수출액만 1,398만 달러를 기록한 건조 김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서 가격 상승을 피할 수 없게 되자 유학생들은 물론 자영업자들까지 김 사들이기에 나선 상황이다. 일식당에서 근무하고 있는 30대 강모씨는 “일식에서 김은 필수인데 건조 김의 경우 손님들에게 인기가 좋은 한국산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며 “김은 유통기한이 길다 보니까 사장님이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수개월 치를 미리 구매하자고 의견을 제시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의존도가 큰 차이나타운 등 중국계 커뮤니티에서도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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