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강둑의 다운타운에서 한시간만 지내다보면 놀라운 광경을 볼 수 있다. 도심 한가운데를 흐르는 강물 위로 또 다른 도심의 정글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카약이 노저어 가는 옆으로 선상 택시들이 손님들을 실어 나르고 관광선, 리버 바이크, 쾌속정에 예인선, 60피트짜리 캐빈 달린 크루저에 돛을 세 개나 단 돛단배가 모두 강물 위에서 속력을 내지 못해 안달을 한다.
거기에 오페라를 부르며 곤돌라를 젓는 파비오까지 등장한 강 풍경을 놓고 영업용 선박 수리업을 하는 ‘해나 마린’의 제프 코빈스키는 꽤나 못마땅해한다. 러시아워때의 오헤어 국제공항만큼 붐비는 강에 대해 예인선이나 바지선, 관광선 선장들도 모두 불만이다. 탈것을 가지고 강으로 놀러 나온 사람들이 안전수칙을 무시한다는 것이다. 한때 아무도 돌아보지 않던 강이 이렇게 미국에서 제일 붐비는 강이 된 것에 대해서는 해안경비대도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20년전만 해도 이 강은 유람선은 커녕 빈 맥주 깡통이나 둥둥 떠다녔었다. 도심 한가운데를 흐르는 더러운 강물은 하수구나 빗물이 넘쳐 흐르는 곳이었지 아무의 관심도 끌지 못하는 곳이었다. 선박 통행이라야 강변의 공장들로 자재를 실어나르는 바지선이 고작이었는데 1970년대에 리차드 J. 데일리 시장은 언젠가 이 강에서 낚시질을 할 날이 올 것이라고 약속, 시민들의 비웃음을 샀었다. 사람들이 강에 눈길을 주는 것은 지역 노조가 강에 녹색물을 들이는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 뿐이었다.
그러던 강이 지난 2~3년 사이에 이렇게 교통이 혼잡할 지경이 되어버린 것은 데일리 시장의 아들인 현 리차드 M. 데일리시장이 시카고 시의 녹화 및 강 청소에 앞장선 덕분이다. 강아래 250피트 깊이의 땅속에 해저 터널을 파서 넘치는 하수 및 빗물을 직접 처리장으로 보낸 결과 요즘 강물은 아주 깨끗해 어떤 때는 바닥이 들여다 보일 정도다.
데일리 시장은 여기에 5000만달러를 들여 미시건호부터 다운타운 상가에 이르는 1.2마일 강변에 야외 카페와 조망대를 갖춘 산책로 건설을 희망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제까지 바지선들이 미시건호에서 일리노이와 미시시피의 강으로 빠지는 지름길 역할을 해오는등 전통적으로 산업용으로 쓰여온 이 강에 사공이 노래를 부르는 곤돌라나 리버 바이크 같은 것들이 늘어나 배를 마음대로 세울 수도 없는데 언젠가 사고가 나면 영업 허가를 갖고 있는 자기들에게만 피해가 올까 우려되어 바지선이나 관광선 업주들은 불만이 많다.
5월부터 9월사이에만 보트가 다닐 수 있는 시카고강에 몰리는 배는 관광선이 37척, 메트로폴리턴 지역에 등록된 유람선만 10만척이다. 시카고시는 보트 사용을 후원, 현재 10개 항구에 5200척을 매어 놓고 있어 샌디에고 보다도 많다. 여기에 지나가는 배만 연간 5만3000척으로 사실 이제는 별 여유가 없는 실정이라고 시카고 경찰국의 선박담당 얼 줄키 루테넌트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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