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 등 미동부에서 산삼 및 웅담 밀거래로 한인들이 무더기로 기소(본보 1월 9, 10일자 보도)되면서 한인사회의 이미지 실추가 우려되고 있다. 불법 거래되고 있는 산삼과 웅담의 유통 경로 및 실태를 알아본다.
-“시중 웅담 대부분 가짜” 주장도
- 쉐난도 입구 토산품점서 판매돼
쉐난도 국립공원 일대에서 한인을 포함한 산삼 및 웅담 밀거래자들이 무더기 적발된 사례에서 드러났듯 불법 산삼채취 및 웅담 거래는 이미 보편화된 것이다.
산삼과 웅담은 옛부터 한국등 아시아에서는 영약으로 알려진 진귀한 약재. 따라서 일부 환자나 건강을 희구하는 미주 한인들에도 인기를 끌어왔다.
중앙한의원 함미리 원장은 “15-16년전 야생동물 장기매매 금지법으로 웅담이나 사향등의 판매가 전면 금지됐다”며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데다 이익이 많이 남으니 암암리에 거래돼온 것같다”고 말했다.
산삼과 웅담의 밀거래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삼은 구매를 원하는 고객이 직접 판매처를 찾아 사는 방식이며 웅담은 주로 전화로 거래된다.
워싱턴 일대에서 산삼은 쉐난도 입구의 토산품 판매점에서 주로 취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는 이들 점포에서는 ‘Gin Sam 취급’이란 광고물까지 부착하고 고객들을 끌여들여왔다. 또 뱀, 벌집등 건강에 좋다는 동물, 천연식품들도 함께 취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사에서는 엘크턴이란 스포츠 용품 가게가 판매처로 적발됐다.
그러나 최근들어 단속이 심해진데다 약효가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인사회에서 산삼 거래는 시들해진 상태. 대부분의 워싱턴 지역 한의원에서도 취급을 않으며 한방원등 일부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한의사들은 “미국 산삼은 한국산 도라지나 마찬가지”라며 효능이 형편없다는 사실이 전파되면서 찾는 이들도 별로 없다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불법 채취된 미국 산삼의 대부분은 미주 한인보다는 한국, 홍콩 등지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산삼이 아시아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값싼 가격과 활용도 때문.
현재 파운드당 280-300달러에 거래되는 미국산 산삼도 태평양을 건너면 수천달러를 호가하는 현지산으로 둔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웅담은 거래 자체가 불법인 만큼 산삼과 달리 철저하게 맨투맨 방식으로 이뤄진다. 브로커들이 한의원이나 희망자에 전화를 걸어 좋은 물건이 있다고 구입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웅담은 예부터 간질환이나 원기 회복에 최고로 평가받아왔다.
한인들에 인기 약재인 만큼 밀거래도 막을 수 없는 게 현실. 2001년 12월에는 쉐난도 공원 일대에서 불법 웅담 밀거래를 해온 문 모 전 합참의장등 한인들이 적발돼 집행유예와 벌금형에 처해지는 등 홍역을 치르기도. 그러나 시중에 거래되는 웅담은 대부분 가짜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뉴욕의 건재상들에서는 100-200달러이면 웅담을 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동방한의원 신성철 원장은 “시중의 것은 거의 다 소 쓸개로 납작하게 만든 가짜”라며 “진짜라면 어떻게 웅담이 도매상에서 100달러에 거래되겠느냐”고 반문한다.
전문가가 아니면 진위를 식별하기 힘들다는 점도 가짜 웅담 거래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미국 산삼이란… 심마니들이 치성에 계시를 받아야 캔다는 산삼은 미국에서는 도처에 흔하다. 많이 분포하고 있는 지역은 주로 동부. 블루릿지 마운틴등 애팔래치안 산맥 주위에서 심심찮게 발견된다.
미국 산삼은 한국산 산삼과 거의 똑같은 퀸폴리우스와 뿌리가 호도처럼 생긴 트리폴리우스라는 두 종류가 있다.
근래에는 셍(Seng)이라 부르는 산삼을 전문적으로 캐는 심마니인 셍디거(Sengdigger)도 등장해 직업적으로 삼만 찾아 전국을 떠돌기도 한다.
따라서 미국 산삼도 채취와 밀수출등이 늘며 점차 씨가 마르고 있는 추세. 이에따라 위스컨신, 켄터키, 오레곤, 펜실바니아 등 16개 주에서는 산삼의 씨를 받아 밭에 뿌려 재배를 하기도.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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