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에 사육농장 100여개 달해
▶ 핵폭발에도 살아남을 질긴 생명력 고단백 분말 파운드에 20달러 거래 영양크림 등 각종 약재로도 각광 발모제·암치료제로 활용 연구 활발
중국과 한국 등지에서 바퀴벌레를 대머리 발모제와 에이즈, 암 치료제 및 비타민 보조물 원료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해충으로 바퀴벌레를 꼽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특히 여성은거의 예외 없이 바퀴를 못 견뎌한다. 대부분 보기만 해도 기겁을 한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 바퀴벌레가 주원료인 영양크림을 사용하거나 약재를 복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슨 소리냐고펄쩍 뛰겠지만 분명한 사실이다. 최소한 다섯 개의 중국 제약사들이 바퀴벌레를 한약재로 사용하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바퀴벌레를 대머리 발모제와 에이즈, 암 치료제 및 비타민 보조물 원료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전라남도 농촌연구소와중국 다이리 대학 약학대는 바퀴벌레의 항발암 성분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위난성의 중의학 교수 리슈난(78)은 바퀴벌레 연구의 대부로 꼽힌다. 그는 1960년대 베트남 접경지역의 소수계 인종이 바퀴벌레로 만든 고약을 골관절 결핵 치료에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리 교수는“ 바퀴벌레만큼 강한 곤충은 없다”고 단언한다. 그에 따르면 바퀴벌레는 지구상에서 핵폭발을 견뎌낼 수 있는 유일한 곤충이다. 끔찍할 정도로 징그러운 생명력이다.
그 정도로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다면 약재로도 확실한 효과가 있을 법하다.
리 교수가 술술 풀어내는 바퀴벌레의 건강효과는 귀를 의심케 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체험담이라고 주장한다.
“몇 년 전 심한 탈모로 반대머리가 됐을 때 직접 만든바퀴벌레 스프레이를 두피에 뿌렸더니 머리털이 다시났다”는 식이다.
“ 바퀴벌레 즙을 이용해정기적으로 안면 마사지를한 후 주변사람들로부터 ‘나이를 어디로 먹었는지 옛날 얼굴 그대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도 했다.
바퀴벌레의 용도는 또 있다. 리 교수는 “바퀴벌레 요리에 필적할 만큼 맛있는 음식은 없다”며 입맛을 다셨다.
어디까지가 참말이고, 어디부터가 거품인지좀처럼 분간이 가지 않는다. 그야말로 ‘믿거나말거나’다.
그러나 바퀴의 상업적 수요가 빠른 속도로늘고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따르게 마련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중국에는 대단위 바퀴벌레농장이 100개 이상 생겨났다.
중국 최대 바퀴벌레 농장주는 시추안성에거주하는 올해 43세의 사업가 왕 푸밍이다. 바퀴벌레 농장에 관한 한 중국 1위는 자동적으로 세계 1위다. 해외에는 아예 경쟁자가 없다.
왕 푸밍의 농장은 볼 품 없이 낡고 납작한단층건물이다. 이곳은 원래 양계장이었다.
농장에는 주름 잡힌 여러 장의 철제 강판과달걀곽이 얼기설기 엮어져 있다. 바퀴벌레의취향에 맞게 꾸며 놓은 컴컴한 ‘집단 주거시설’이다.
바퀴벌레 구입을 위해, 혹은 호기심에서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어지러이 널려진 강판과 달걀곽 틈새로 이리저리 쏜살같이 내닫는적갈색 벌레들을 보고 몸을 움츠리거나 뒷걸음질을 친다.
나지막한 천장에도 바퀴벌레가 새까맣게 붙어 있다. 머리 위로 떨어지는 놈도 더러 있다.
왕푸밍은 방문객들의 거부감을 이해하지못한다. 그의 아내도 마찬가지다. 그녀에게 바퀴벌레는 반짝반짝 윤이 나는 ‘멋쟁이’ 곤충이다.
왕 푸밍은 현재 여섯 군데의 농장에서1,000여만마리의 바퀴벌레를 키운다.
바퀴벌레는 값싼 단백질원으로 한창 주가를높이고 있다. 바짝 말려 가루로 만든 바퀴벌레분말은 파운드당 20달러에 팔린다.
왕푸밍이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가격은파운드당 2달러에 불과했었다. 불과 3년 만에가격이 열배로 뛴 셈이다.
바퀴벌레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이질바퀴, 혹은 미국 바퀴로 불린다.
적갈색 몸통에 몸길이는 약 1.6인치 정도이고성충이 되면 셀룰로이드처럼 보이는 날개로 날아다니기도 한다. 다른 하나는 독일바퀴다. 몸체가 미국바퀴에 비해 작고 색깔도 진하며 날개가 없다. 이 두 종류 가운데 미국 바퀴의 수요가 훨씬 높다.
왕 사장은 농장의 높은 수익성에 흡족해 한다. 20위안을 투자해 150위안을 벌어들일 수있는 알토란같은 사업이다. 미화 3.25달러를 투자해 11달러의 수익을 올린다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바퀴벌레 농장은 초기자본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밀폐된 허름한 공간에 쓰레기통에서 건져낸 폐물로 바퀴들이 숨을 만한 은폐물을 만들어주면 그만이다.
바퀴벌레는 잡식성으로 먹성이 좋지만 사료값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왕 사장은 동네 식당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해 이들을 먹인다.
바퀴벌레 사업이 수익성이 좋다는 소문이번지면서 초대형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까지 발생했다. 2007년 중국을 뒤흔든 ‘바퀴벌레 파동’이다.
바퀴 농장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투자자를끌어 모은 회사가 돌연 파산하면서 100만명의중국인이 총 12억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바퀴들의 ‘대탈주’가 세계적인 뉴스거리가된 적도 있다.
지난 8월20일, 바퀴농장으로 쓰이던 낙후건물을 강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졸지에 홈리스가 되어버린 100만마리의 바퀴가 무너진 집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당국자는 그곳이 바퀴농장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농장주인 왕펜셩은 당국의 바퀴 제거작업에협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시설이전 자금으로8,000달러 상당을 지원받았다.
바퀴농장은 수익성이 좋고 시설비도 저렴하지만 부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아직도 귀뚜라미를 조롱에 넣어 기르기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서양인들에 비해 곤충에대한 기피증이 덜하다.
하지만 집값이 떨어질까 두려워 주거지에바퀴농장이 들어서는 것은 허용치 않는다.
왕푸밍의 아내 리완롱은 농장을 방문한 미국 취재진에 “이렇게 예쁘고, 맛있는 바퀴를혐오하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고 고개를갸웃거렸다.
왕푸밍은 취재진에게 소금으로 간을 맞춘푸짐한 바퀴볶음 특식을 권했다.
이들이 화들짝 손사래를 치자 왕 사장은“오늘 바퀴 맛을 안 본 것을 평생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째로 튀긴 바퀴를 젓가락으로 집어먹으며 연신 감탄사를 날렸다.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미식거리겠지만 서양속담에 이르길‘ 입맛은 제각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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