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돈 필요할 때 상승한 집값 담보 추가대출
▶ 심사 까다롭고 페이먼트 못하면 차압 우려
주택 담보대출의 일종인 ‘홈에퀴티 론’(HEL) 또는 ‘홈에퀴티 라인오브 크레딧’(HELOC)을 받아썼다가 훗날 재정상황이 바뀌어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신청하기 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한 많은 한인들은 HEL이나 HELOC를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실제로 이들 상품은 금융기관들이 오리지널 모기지보다 더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A 한인 융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가주 내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집에 쌓인 에퀴티를 이용해 HEL 또는 HELOC를 신청해 사용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HEL은 쉽게 말해 세컨드 모기지(2차 융자)로 융자금은 일시불로 지급 받으며 통상 10년(은행에 따라 연장 가능)에 걸쳐 이자와 원금을 포함해 매달 페이먼트를 내야 한다. 은행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보통 ‘론 투 밸류’(LTV·융자금 대 주택가격 비율)를 계산해 융자액수가 정해진다.
대부분 은행들은 LTV 비율이 80%에 달할 때까지 융자를 해주며 일부 기관은 85~90%까지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현 주택시세가 70만달러라면 80%에 해당하는 56만달러까지 융자를 해준다는 뜻이다. 여기서 오리지널 모기지(1차 융자) 밸런스가 40만달러라면 16만달러를 손에 쥐게 된다.
HELOC는 HEL과는 달리 정해진 한도 내에서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크레딧카드 개념과 흡사하다고 보면 된다. 대개 만기는 10년이고, 만기가 되면 곧바로 상환기간이 시작된다. 예를 들어 2016년 2월에 10만달러짜리 HELOC를 개설했다면 2026년까지는 정해진 금액 한도 내에서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2026년 2월 이후에는 상환기간이 시작되며 더 이상 돈을 쓸 수는 없다. 상환기관은 보통 5~20년으로 그동안 사용한 원금과 이자를 갚는다.
웰스파고 은행 스티브 양 한인 융자담당 컨설턴트는 “많은 한인들이 HEL이나 HELOC는 모기지 융자보다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두 상품 모두 신청자 입장에서 추가로 빚을 짊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당사자의 재정상태를 더 꼼꼼히 들여다 본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한인 융자업계 관계자는 “HEL은 고정이지만 이자율이 7% 이상으로 꽤 높은 편이고, HELOC는 변동이자가 적용되기 때문에 연방 정부가 기준금리를 올리면 이자율이 바로 오른다”며 “두 상품의 장단점과 본인의 상환능력을 꼼꼼히 따진 후 신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융자업계 관계자들은 “HEL이나 HELOC를 얻어 돈을 흥청망청 쓴 후 직장에서 레이오프 되거나 비즈니스가 안 돼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는 한인들이 많다”며 “채무 불이행자로 찍히면 가장 소중한 자산인 주택을 차압당할 수 있으므로 HEL이나 HELOC를 감당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EL의 경우 크레딧카드 부채를 통합해서 갚거나, 집을 리모델링하는 등 목돈이 필요할 때 유리하며 HELOC는 메디칼 비용을 정기적으로 내는 등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의 돈이 자주 필요할 때 신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융자업계 관계자는 “호화 휴가, 사치품 구입 등 불필요한 지출을 위해 HEL이나 HELOC를 사용할 경우 십중팔구는 감당 못할 빚을 지게 된다”며 “명확한 목표를 세운 뒤에 신청할 것”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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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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