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GA 선수들 코로나19 따른 대회 불참 확산
▶ 심슨, 가족 양성반응… 켑카는 캐디 확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멈췄다가 어렵게 재개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위기에 몰렸다. 강력한 방역 조치 아래 문을 다시 열었지만 코로나 19 확진자가 속속 나타나면서 코로나19 공포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 골프 세계 랭킹 4위 브룩스 켑카(30·미국)가 25일 코네티컷주 크롬웰에서 개막하는 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을 앞두고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자신의 캐디인 리키 엘리엇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이유에서다.
켑카는 “다른 선수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앞으로 2주간 대회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켑카의 캐디인 엘레엇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은 전날 그레임 맥다월(41ㆍ북아일랜드)과 함께 연습 라운드를 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앞서 맥다월의 캐디 켄 콤보이가 먼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맥다월 역시 이번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 나가지 않기로 했다.
지난주 PGA 투어 RBC 헤리티지에서 우승한 웹 심슨(35ㆍ미국)도 이번 대회에 불참한다. 심프슨은 가족 중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켑카의 동생 체이스 켑카(미국)는 이번 대회 월요 예선을 거쳐 출전권을 따냈으나 역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와 가깝게 지낸 사례가 있었다며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 나가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전날 캐머런 챔프(25ㆍ미국)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 불참하게 된데 이어 켑카 형제와 맥다월, 심슨이 주변인의 확진 사례를 이유로 불참하면서 이번 대회 코로나19 관련 불참 선수는 총 5명이 됐다.
PGA투어 안팎에서 확진자가 줄을 잇자 PGA투어의 방역 조치에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PGA투어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개한 첫 대회 때와 두 번째 대회를 시작하기 전에는 단 한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지만 세 번째 대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확진자가 4명이나 나왔다. 맥다월은 “(우려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맥다월의 캐디 켄 콘보이는 찰스 슈와브 챌린지에서 컷 탈락한 뒤 텍사스주 댈러스 공항에서 플로리다주 올랜도 공항까지 상용 여객기를 탔다. 콘보이는 맥다월의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전몰 장병 추모 행사에 참석했고 6시간 동안 같은 차를 타고 이동했다.
선수들은 전세기를 타고 이동해 일반인들과 접촉이 거의 없었지만 캐디, 트레이너 등은 무방비 상태로 공항 등 다중 이용시설에 머물렀다는 뜻이다. 맥다월은 “문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라면서 “지난 23일 검사 땐 음성이었지만 오늘 아침엔 양성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가 240만명을 훌쩍 넘긴 미국은 최근 봉쇄가 풀리고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선수와 캐디 등 투어 참여자 누구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맥다월은 “투어 사무국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잘하리라 믿는다”면서도 “하지만 경기장 밖의 모든 사람을 다 통제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PGA투어의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는 서둘러 코로나19 공포 확산 차단에 나서는 모양새다. 그는 “진단 검사 횟수를 고려하면 확진자는 아주 적은 편”이라면서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시점”이라고 선수들에게 보낸 쪽지에서 밝혔다.
PGA투어는 지금까지 1,381건의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해 4명의 확진자를 찾아냈다. 모너핸 커미셔너는 “분명한 사실은 바이러스가 어디다 다 퍼진 게 아니라는 것”이라고 선수들을 안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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