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LA로 나아갑시다” 취임 예배를 마친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시장이 1일 부인, 자녀들의 손을 잡고 지지자들과 함께 취임식장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취임식장까지 다운타운‘대행진’
“모든 시민 위한 시장될것” 강조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시장이 화합의 정치를 다짐하며 힘차게 출발했다.
비아라이고사 시장은 취임연설에서 “흑인, 라틴노, 백인, 아시안, 유대인, 이슬람, 기독교, 가톨릭, 그리고 왓츠에서 웨스트우드에 상관없이 모두가 LA시의 미래를 위한 동등한 주인”이라며 시의 화합을 강조했다. 비아라이고사 시장은 특히 “선거기간 초반 라티노 시장이 등장할 때가 아니라는 일부의 주장도 있었다”며 일부의 우려를 지적하면서 “나는 모든 시민들을 위한 시장이 될 것임을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그는 다운타운 천사의 모후 대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취임식장인 시청 앞까지 종교 및 각 커뮤니티 지도자 등 수많은 인사들과 함께 걸어서 이동, 화합의 물결을 상징적으로 과시해 시민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 흑인여성은 “과거 톰 브래들리 시장이 화합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처럼 새 시장은 똑같은 정책을 펼칠 것을 굳게 믿는다”며 비아라이고사 시장의 출범을 환영했다.
비아라이고사 시장이 이처럼 화합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은 라틴계 시장 등장에 따른 일부 거부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잇달아 발생한 교내 흑인과 라틴계 학생간의 폭력사태 등 일련의 인종갈등 조짐을 조기에 수습하는 것이 향후 원만한 시정운영에 무엇보다 중요한 현안이란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도 되고 있다.
취임식장 이모저모
‘환호’와 ‘축복’
세계 주요 종교 합동예식 거행
식후 행사는 흥겨운 ‘라틴 색깔’
라틴계 시장의 등장을 알리는 취임식장은 환호와 박수가 그치지 않았다. 또 선거기간에 내세운 많은 공약들을 반드시 이행해 줄 것을 기대했다.
◎…제41대 LA시장 취임행사는 종교예식이 큰 테마를 이뤄 이채. 이날 종교의례의 백미는 취임식 전 천사의 모후 대성당에서 열린 세계 주요 종교 합동 예배.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 낭독을 서두로 시작된 예배에는 유대교, 개신교, 힌두교, 그리스정교, 불교, 천주교 등 LA이민자 사회에서 숭배하는 종교 단체 사제들이 참석해 비아라이고사 시장을 축복했다. 취임식 중 열린 기독교식 예배는 고위 공직자들의 신앙심이 드러난 기회기도 했다. 제임스 한 전 시장과 그의 동생 제니스 한 시의원은 찬송가를 따라 부르고 가슴까지 손을 올려 기도하는 신앙심을 보이기도 했다.
비아라이고사 시장이 하객으로 참석한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준영 기자>
취임식장에서 비아라이고사(왼쪽) 새 시장이 제임스 한 전 시장으로부터 축하인사를 받고 있다.
<서준영 기자>
◎…행사장에 참석한 앨 고어 전 부통령이 소개되자 참석자들은 열렬한 환호로 환영했다. 하지만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소개될 때는 야유가 이어져 참석자들은 물론 비아라이고사 시장도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고 특히 캘리포니아 퍼스트 레이디 마리아 슈라이버는 어쩔 줄 몰라 하기도 했다.
◎…새로운 라티노 시장의 탄생을 축하하는 식후 행사는 라틴의 색깔로 가득했다. 초청된 라틴 밴드들은 스페인어로 행사를 진행했고 거리의 라틴 지지자들은 흥겨운 라틴 음악에 맞춰 라틴 댄스를 췄다. 춤을 추던 레오 페레즈(41)씨는 “태어나서 제일 기쁜 날이라며 라티노인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배형직 기자>
비아라이고사 시장의 과제
‘공립학교 개혁’ 최우선 풀어야
범죄·교통난 난제산적
시민의 신임 확보도 시급
당당히 출항한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호’의 항로에는 수많은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우선 유권자들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손꼽고 있는 공립학교 개혁은 비아라이고사 시장이 가장 높은 우선권을 두어야할 사안들이다. 고등학교 중퇴율이 50%에 가까운 현 실정으로는 LA시 경제를 지탱한 고급 노동력 양성은 물론 높은 급여를 지급하는 고급 직장을 시내에 유치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범죄율을 낮추고 대중 교통망 확장을 통한 교통체증 완화란 선거 공약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수립 또한 신임 시장에게 주어진 숙제다.
시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를 높여야 하는 것도 새 시장의 부담이 되고 있다.
‘천사의 모후 대성당’에서의 취임식장까지 실시된 행진에서 비아라이고사 시장을 뒤따르는 사람들은 오전 종교의식에 참석했던 사람들과 취재진이 대부분이었고, 길거리에서 신임 시장에게 손을 흔드는 일반 시민들은 거의 없었다.
이밖에 자신을 라티노 시장으로만 인식하는 세간의 관념 또한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며 당선을 도와준 측근들을 단속하는 것도 그의 주요 업무가 될 전망이다.
<김경원 기자>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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