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23일 올해 정가와 금융가, 재계 등에서 제기된 전문가 진단과 예측 중 가장 빗나간 `최악의 예상’ 10가지를 선정,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포린폴리시가 뽑은 `빗나간 예측’ 1위는 힐러리 클린턴의 민주당 경선 승리를 점친 내용이다.
2006년 12월 `폭스뉴스선데이’ 한 칼럼니스트는 힐러리가 존 에드워드, 버락 오바마와 대결한다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것이고 앨 고어 정도가 힐러리와 경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이 칼럼니스트는 민주당 경선 당시 오바마가 첫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한 직후 힐러리가 뉴햄프셔에서도 오바마에 패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또 빗나갔다.
미 CNBC 방송 `매드머니’ 프로그램 사회자는 지난 3월 한 주식투자자의 문의에 대해 베어스턴스의 유동성을 걱정해야 한다면 내 돈을 다 가져가라. 베어스턴스는 걱정없다. 돈 빼지 말라고 큰소리쳤다.
사회자가 큰소리 친지 단 6일만에 베어스턴스는 현금 인출 사태를 맞았고 JP모건체이스에 합병돼 간판을 내리는 운명을 맞게 됐다.
미 외교전문가들은 지난해 5월 대형 유조선들이 테러리스트의 표적이 될 위험성이 대두된 데 대해 유조선은 걱정없다. 미 해군력 수준은 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소말리아 해적 등에 납치돼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9월 14일 특집성 기사를 통해 지금 경기 침체에 접어들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경기 침체’에 대한 자신만의 독특한 정의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기사가 나온 다음날 리먼브러더스는 파산보호 신청을 냈고 그 이후는 현재 겪고 있는 상황과 다를 바 없다고 포린폴리시는 지적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2월 케냐 대선을 1주일 앞둔 시점에 이번 케냐 대선이 매우 모범적인 선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막상 선거판은 200여명의 사상자와 20만명의 난민을 발생시킨 유혈 갈등으로 번졌다.
비즈니스위크는 지난 1월 초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 미 대선 경쟁에 뛰어들어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블룸버그는 대선이 아닌 뉴욕시장에 다시 도전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우주 탄생의 비밀을 풀기 위한 강입자 충돌기 실험이 진행될 당시 많은 과학자가 `지구 파괴’의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며 실험을 중단해 달라는 소송까지 제기했다. 그러나 강입자 충돌기 실험이 위험을 초래한다는 근거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포린폴리시는 전했다.
골드만삭스 석유 전문가들은 지난 5월 유가가 향후 1년 이내 배럴당 200달러로 치솟는다고 예상했지만 지금은 저유가로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그루지야 사태와 관련, 폭스뉴스는 지난 8월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를 둘러싼 대규모 유혈 분쟁을 예고했지만 불과 수주 뒤 정전 협정이 맺어지고 분쟁이 마무리됐다고 정정해야만 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금융기관에 대한 구제 금융이 단행될 당시인 지난달 13일 NPR 방송 인터뷰를 통해 더는 주요 금융기관이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 같고 만약 일어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1주일만에 시티그룹의 주가가 75% 이상 폭락했고 대대적인 자금 지원이 발표됐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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