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의 한인 싱글맘 가정
▶ 캘리포니아 한인가정 20%가 한부모 그 중 싱글맘인 가정이 70% 달해 사회·정서적 편견과 소외 시달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40대 한인 싱글맘인 정모씨는 3년전부터 5학년 아들을 홀로 키우고 있다. 생계를 위해 하루 12시간 이상 음식점에서 일을 하는 등 자신과 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녹록치가 않다. 가정환경의 영향으로 정씨의 아들은 최근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등 정서적인 불안도 겪고 있다. 불법체류 신분인 정씨는 운전면허 취득도 어려워 이동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더해 아이는 학교를 마치면 갈 곳이 없어 홀로 도서관에 몇 시간씩 엄마를 기다릴 때도 있다.
오렌지카운티에 사는 30대 유모씨는 남편의 심한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해 1년 전 이혼을 결정했다. 법원에서 매달 600여 달러의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전 남편에게 명령했지만 수입이 없어 이마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혼으로 인해 유씨는 우울감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시에 양육 부담까지 갖고 있다. 평일은 물론, 토요일에도 일을 하기 위해 아이를 맡겨야 하고, 아이 역시 엄마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아 정서적 불안과 비만 증세를 겪고 있다. 아이가 아파서 학교에서 일찍 데려와도 다시 일을 하러 가야하기 때문에 아픈 아이를 홀로 집에 놓고 일터로 되돌아갈 때도 있다. 일과 양육에 최선을 다하지만 렌트비를 내지 못할 때도 있는 등 생계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혼과 혼전출산 등으로 인해 미주 한인내 한부모 가정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미국사회에서 제도 및 사회적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부모 가정이 계속 증가하고 있음에도 사회적 편견과 이민신분으로 인해 미국 정부의 지원 대상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방 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한인 가정 중 약 20%는 여성 또는 남성이 홀로 아이를 양육하는 한부모 가정이다. 특히 한부모 가정 중 70% 이상은 엄마와 자녀로 이뤄진 싱글맘 가정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싱글맘 가정이 겪는 어려움은 정서 및 경제적 문제 등 복합적이라고 설명했다.
배우자의 폭력이나 외도, 성격차이 등으로 인해 가정이 파괴되면서 양육권을 갖는 쪽이 겪는 스트레스는 매우 클 수 밖에 없는데다, 당장 생계유지 등 경제적 책임이 더해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엄마 스스로 정서적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이중고를 앉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 양육의 어려움은 싱글맘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경제 전선에 뛰어들 경우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한인 싱글맘은 “도움이 절실한데 현실은 냉정하다”며 “싱글맘이라고 어디에 도움을 청할수도 없고 오히려 사회적 시선 등 더 힘들때가 많다”고 말했다.
가정문제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상당수 싱글맘들은 스스로도 정신적으로 힘이 드는데 누구의 도움도 없이 아이 양육까지 책임지다보니 경제적인 부분과 양육, 정서적 어려움이라는 악순환이 쳇바퀴처럼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한인사회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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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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